“별로 재밌는 일이 없네..”
항상 당당하고 열정적인 선배였지만,
그날은 기운 없어 보였습니다.
50대 중반에 회사를 나와
아내가 도맡아 하던
프랜차이즈 식당을 도운지
몇 달 안 된 시점이었습니다.
시간이 남으면
가까운 도서관에 간다고 했습니다.
혼자 책 읽는 시간이 좋으면서도
좀 외롭다면서요.
“요즘 이거저거 배우는 게 많아졌어.”
며칠 후 만난 다른 50대 여자 선배는
전과 다름없이 일로 바빴습니다.
하지만 전과 달리 일 얘기는
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일은 지겨워졌고, 여러 취미활동을
시도해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적성에 맞는 취미를 찾았냐면
그건 아니었죠.
결국엔 예전 친구들 만나
수다 떠는 게 제일 재밌다더군요.
제게 길을 제시해줬던 형님,
누님이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중년,
5060 세대가 그랬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전처럼 액티브한 모습이 그리웠죠.
베테랑클럽을 만들었습니다.
뭘 해야 할지 정확히 몰랐지만,
이 시대의 형님, 누님, 중년 선배님들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하고 싶었습니다.
월간 매거진 <베테랑>은
1년간 발행하고 접었습니다.
바비큐, 맥주, 커피, 재즈 등
오프라인 모임을 늘려갔지만
코로나19가 닥쳤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중년의 이야기를
부지런히 모으고 퍼뜨리고 있어요.
저희 지향점은 뚜렷합니다.
대한민국 5060 중년이
전반전보다 더 멋진 후반전을
맞도록 돕는 일입니다.
하지만 거기로 도달하는
지름길을 찾진 못했습니다.
선배님들이 방황하는 것처럼
저희도 헤매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급하지 않습니다.
선배님들의 힘찬 응원 소리 덕입니다.
저희는 선배님들과 함께
안갯속을 헤쳐나가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50대에 접어드니 이런저런 상념에도 자주 잠기고 가끔은 굳이 옛일을 돌이켜 뜬금없는 이불킥을 날리기도 하고 노년이라는 블랙홀의 입구에 다달아 있는 느낌이 들어 가끔은 슬퍼지기도 하네요. 하릴없이 인터넷 서치 중 우연히 베테랑 클럽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공감 듬뿍 가는 글 읽고 제 발자욱 남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