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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맹증, 무시하면 큰 후회!

 

 

열대야 활동 전 필수 점검
야맹증, 무시하면 큰 후회

 

밤눈 어두운 이들의 뒤퉁스러운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는 큰 웃음을 준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타박상 이상의 공포가 되기도 한다. 무더위로 잠 못 드는 여름밤, 안전을 위해서 야간 시력을 점검해야 한다.

 

 

밤눈이 어둡다

“과거에는 영양 결핍으로 인한 야맹증 증상이 흔히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고른 영양 섭취만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지요. 하지만 먹을거리가 풍부한 요즘에는 영양 결핍으로 인해 야맹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안과 전문의인 김재석 교수의 말이다.

알코올 중독자들 중에 영양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야맹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당뇨망막증’처럼 합병증의 하나로 나타나기도 하고, 장기에 이상이 있어 비타민A 흡수가 여의치 않은 경우에 나타나기도 한다고. “고도근시인 사람들에게도 야맹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후천적 요인은 주요 발병인자가 아닙니다.”

 

 

현대인의 야맹증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망막색소변성(RP)’이고 다른 하나는 ‘선천성비진행성야맹증(CSNB)’이다. 둘 다 유전적 내력과 관련이 있지만 양상은 다르다. 망막색소변성은 활동이 많아지는 20대부터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선천성비진행성야맹증은 어릴 때부터 나타나지만 일정한 상태에 이르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

“망막에는 막대세포와 원뿔세포가 있습니다. 막대세포는 빛의 양이 적을 때 반응하기 때문에 야간 시력을 담당합니다. 원뿔세포는 색을 구분하거나 세밀한 부분을 볼 수 있게 해주는데, 주로 시야가 밝은 주간에 역할을 하지요. 막대세포에 이상이 생기면 주간 시력에도 영향을 주지만, 광량이 풍부한 낮보다는 밤에 더 이상을 느끼게 됩니다.” 야맹증을 글자 그대로 밤에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망막세포의 이상으로 생기는 현상인 것이다.

 

 

낮에도 시야가 좁다

망막색소변성을 연구하는 한국RP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망막색소변성은 유전자 이상이 원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유전자 이상이 자외선이나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환경적 요인과 가족력에 의한 유병률이 각각 50퍼센트로 뚜렷한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야맹증을 의심하는 사람들에 대한 첫 진단 방법은 문진이다. 가족력과 생활환경, 그리고 증상 등을 묻는 것이다. “병의 진행 속도는 대부분 본인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그러나 증상이나 진행 속도에는 개인차가 매우 커서 주변 시야를 상실해도 중심시력만으로도 정상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젊은 나이에 시력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기 증상은 어두운 장소에서나 밤에 잘 보지 못하는 야맹증으로 나타난다. 그러다 증세가 심해질수록 차츰 주변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느낀다. 주변 시야가 좁아지면 문이나 전신주 등에 부딪혀 다치는 일이 생기며, 앞이나 주변에 있는 물건이나 사람들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여 넘어지거나 실수를 하게 되고, 발밑에 있는 물건을 발로 차는 일이 잦아진다. 이런 시야협착 증세가 심해지면 결국 중심시력까지 상실하는 상태까지 이를 수 있다. “이런 증상에 대한 질문을 통해 막대세포의 이상 유무를 감지하게 됩니다. 야간 활동에 장애가 많다면 막대세포의 이상을 의심하고 망막 검사를 합니다.”

남자들의 경우 입대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받게 되는데, 안과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경험 많은 전문의라면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망막색소변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햇볕에 그을린 피부가 색이 변하듯, 죽은 막대세포와 그렇지 않은 막대세포는 양상이 달라 얼룩덜룩하게 나타납니다. 이를 다시 고위험군의 망막색소변성인지, 진행이 더딘 선천성비진행성야맹증인지를 구분해야 하는데, 이때 ‘망막전위도 검사’를 합니다.”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심전도 검사를 하는 것과 같다. 인체는 미세전류를 통해 뇌와 신호를 주고받는데, 망막전위도 검사를 통해 전기 신호의 양상을 보고 망막색소변성인지, 선천성비진행성야맹증인지를 뚜렷이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일찍 발견하면 늦출 수 있다

야맹증에 대한 처방은 선천성과 후천성에 따라 다르다. 당뇨망막증이나 고도근시 같은 다른 질환에 의한 후천성인 경우에는 근본 질병의 치료를 병행하며 처방하는 게 기본이다. “흔히 눈에 좋다고 알려진 비타민A나 베타카로틴, 루테인을 포함해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영양제를 처방합니다. 이 약들도 일반적인 영양제와 달리 치료용으로 나온 고농도의 치료제인데,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자칫 간에 무리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면서 처방합니다.”

선천성인 경우에는 방법이 없다. 진행 속도가 더딘 ‘선천성비진행성야맹증’은 증상 추이를 봐가면서 관리해주는 게 최선이며, 진행 속도가 빠른 ‘망막색소변성’이라면 진행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 유일한 처방이다. “시중에 효과가 좋다는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검증된 것은 없습니다. 유일하게 비타민A가 망막세포의 변성을 늦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이 역시 일반적인 비타민제가 아니라 고농도의 치료제이기에 사용에 제한이 많습니다. 효과도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고요.”

어릴 때부터 좁은 시야에 익숙하게 성장한 선천성비진행성야맹증은 진행 속도까지 더디기에 평생 큰 불편 없이 살아갈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보인자를 가지고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시야가 좁아지기 시작하는 망막색소변성이라면 충격은 물론 공포감이 대단할 것이다. “근래 줄기세포 치료나 망막이식, 인공망막과 같은 치료들이 지속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완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희망적인 것은 일찍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근시나 난시 정도의 시력만 알 뿐, 대부분은 눈 건강에 무관심한 편이다. 김재석 교수는 눈도 노화가 되기 때문에 야맹증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혹시 터널에 진입하면 어둠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은가? 밝은 곳으로 나가면 눈부심 현상이 오래가지 않는가? 주변 시야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대수롭지 않은 증상이 모두 눈 건강의 이상 신호임을 주지해야 한다.

 

 

[망막색소변성 자가 진단] 

야맹증은 망막색소변성의 한 증상이다. 야맹증이 있을 경우 일반적으로 몇 가지 특징적인 행동을 한다. 하지만 유사한 증상의 다른 질환도 많기 때문에 망막색소변성이라고 반드시 단정할 수는 없다. 아래와 같은 경우가 잦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1 어두운 곳에서 물체를 잘 찾지 못한다.

2 밤에 화장실을 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어둡든 환하든 화장실 가는 것이 두렵다.

3 밤에 차에서 내려 집에 들어갈 때 혼자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고, 늘 다른 사람의 손을 잡거나 무언가 의지를 한다.

4 지하 강당이나 지하 건물 등에서 길을 잘 찾지 못한다.

5 극장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상대방이 손짓하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눈 건강을 위한 비타민 섭취법 5가지]

미국의 망막색소변성 환자들의 단체인 ‘포커스 재단’에서는 비타민에 대한 임상실험을 통해 나름의 결과물을 얻었지만, 공인할 정도의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과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비타민과 식이요법을 행할 경우 반드시 망막 전문의와 상의하고

정기적인 내과 검진이 필요하다.

 

1 비타민은 매일 같은 시간대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2 한 번에 과다하게 복용하지 않는다. 하루 복용량을 아침, 점심, 저녁에 나누어 복용한다.

3 철분이나 아연이 함유된 종합비타민제는 복용 후 2시간 내 칼슘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칼슘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4 공복에는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5 권장량을 초과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가능하면 식품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야맹증을 악화시키는 식품 5가지]

담배 최근 흡연이 실명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보고가 발표되었다. 흡연이 혈관 질병을 유발해 눈에 황반변성을 가져오거나 황반을 보호해주는 항산화물의 수치를 낮추는 것이 원인이다.

술 하루 1〜2잔 정도는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지만 과한 음주는 간 기능에 문제를 일으켜 눈에 좋은 영양소 생성을 방해할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백설탕 사탕, 케이크, 아이스크림, 콜라 같이 단 음식을 섭취한 다음날 아침의 눈을 살펴보면 설탕이 시신경으로부터 비타민을 많이 앗아간 것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백설탕은 유난히 나쁜 음식이다. 또 단 음식과 탄산음료는 안구 형성에 필요한 칼슘 섭취를 방해하며 눈 건강을 유지하는 칼륨을 없앤다.

튀김 음식을 기름에 튀길 때 사용하는 경화유 속의 변형된 지방산은 잠재적으로 DHA의 흡수나 영양소를 활용하는 데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MSG MSG를 많이 섭취하면 망막이 얇아져 시력 손상은 물론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MSG는 뇌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데, 이를 많이 섭취하면 시신경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외선을 차단하라]

자외선은 눈의 노화와 건강에 치명적이다. 야맹증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형의 원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안경 렌즈나 콘택트렌즈는 자외선 차단이 되는 것을 선택하자. 선글라스 착용을 습관화하는 게 좋다. 사람마다 편안함을 느끼는 색깔이 다른데, 렌즈 색깔은 상관없다.

 

 

 

김재석

현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안과장
대한 안과학회/한국망막학회 정회원
망막/유리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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