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성북을 거닐다
서울 성북구에는 계절의 빛깔을 온전히 드러내는 자연이 있다. 역사를 묵묵히 담아내는 건축물도,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과 만나는 예술가도 많다. 가을색이 완연한 11월의 어느 날, 성북구를 찾았다. 찰나라도 좋은 시간을 그곳에서 만났다.
아름다운 근대한옥 ‘최순우 옛집’
골목에 들어서서 계단을 오르면 다른 세계가 열린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 선생(1914~1984)이 작고할 때까지 거주한 한옥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1930년대 초에 지어진 근대한옥의 정갈함과 운치가 느껴지는 이곳 뜰에는 소나무, 산사나무, 모란, 수국 등 우리에게 친근한 나무와 꽃이 가득하다. 집에 머무는 동안 최순우 선생이 쓴 사랑채 현판의 ‘문을 닫으면 이곳이 산중이다’라는 글귀의 뜻대로 마음에 고요가 찾아온다. 최순우 선생의 소장품 관람과 전시와 공연을 볼 기회도 놓치지 말자.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로 15길 9
문의 02-3675-3401~2
성북 문화 아지트 ‘성북구립미술관’
유난히 문화적 감수성이 넘치는 동네 성북구. 성북구립미술관은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시 <존재와 공간>전에서는 성북에서 한 시대를 공유한 한국 근현대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57인의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다. 성북이라는 공간과 시대, 예술가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뜻깊은 기회이니 성북 나들이에 나섰다면 꼭 들러보자.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로 134
문의 02-6925-5011
누구에게나 착한 길 ‘북한산 자락길’
북한산 자락길은 북한산 생태숲 앞에서 북한산국립공원 정릉주차장으로 이어진 2.4km의 짧은 산책길이다. 정릉초등학교 뒤편에서 시작되는 이 길은 목재 데크를 평평하게 깔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호젓한 산책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휠체어나 유모차가 편히 다니는 무장애 숲길도 620m 포함된다. 중간에 숲속 북카페, 정자, 벤치 등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숲속의 청량한 기운을 듬뿍 느끼는 여유를 누려보자.
주소 서울 성북구 솔샘로25가길 8
문의 02-900-8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