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중년 남자의 행복한 인생 역전
영화 <딜리버리 맨>(2013)
아버지의 정육점에서 고기를 배달하며
근근이 먹고사는 중년 데이비드,
그는 투자 실패로
1억에 가까운 빚까지 떠안게 된다.
이후 계속되는 대출 거부에 여자친구를
찾아간 데이비드는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듣게 되는데…
“나 임신했어.”
하지만
여자친구는 그의 시원찮은
돈벌이 그리고 비관적인 미래
때문에 그를 신뢰하지 못하죠.
참담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온 데이비드,
그런데 낯선 사람 하나가 앉아 있다.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하는
이 남자는 또 한 번 뜻밖의
소식을 그에게 전달하는데,
20년 전, 돈을 벌기 위해
‘스타벅’이라는 가명으로
기증했던 그의 정자로부터
533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다는 이야기.
한술 더 떠 그중 142명의 친구들이
생물학적 아버지를 궁금해한다는 것.
변호사 친구와 함께
정자 기증 당시의 <비밀 유지 계약>
관련 소송을 준비하는 데이비드,
그는 142명의 아이들 프로필을
받아들고 그중 한 명을 찾기 위해
어디론가 급히 달려가는데,
그 아이는 다름 아닌
현역 농구 슈퍼스타였다.
자신의 유전자가 펼치는 대활약으로
커다란 자극을 받은 데이비드는
인생을 열심히 살기로 다짐한다.
“무능한 내게 이렇게 유능한 아들이!”
그렇게 한 명 한 명
자신의 정자로부터 태어난
자식들을 찾아가는 데이비드,
배우 지망생 아들,
약물 중독 딸,
길거리에서 음악 하는 아들,
장애인 아들,
등
등
등
1억을 빚진 데이비드는 금전적으로는
그들을 도울 수 없는 처지이지만,
응원과 용기, 그리고 존재 자체만으로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자신도 덩달아 인생의 활력을 되찾는다.
변호사 친구와 함께
<익명성, 정보 공개 관련>
소송에서 승소한 데이비드,
하지만
그는 <무능한 정육점 배달원>
이라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길 꺼려 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응원 말씀에 힘입어
결국 자신의 정체를 아이들에게
명확히 공개하게 된다.
결과는? 물론 기대 이상!
그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해준
533명의 자식들로부터
새롭게 태어난
534번째 아이의 탄생을 축하받게 된다.
“이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유능한 아버지가 되었군요!“
중년 남성의
경제적 무능함이나
직업적 안정성이
아버지로서의 가치,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훼손할 순 없을 겁니다.
또한
별볼일 없다고 여겨온
내 인생이 사실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게
만드는 큰 원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역시 ‘계기’가 있어야
인간이 바뀐다는 걸 절감합니다.
사연 없는 인생은 존재하지 않듯이
계기 없는 변화란 말도 안 됩니다.
혹시 스스로를 냉소하며
<자격지심>이라는 상자 안에
자신의 인생을 밀어넣고
고뇌하고 힘들어하는 분이 계시다면,
하루 빨리
<계기>를 마련해 보시기 바랍니다.
533명의 아들딸이 갑자기
등장해 식은땀 줄줄 흐르게
할 일까지야 벌어지지 않겠지만,
무엇이든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면
늘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장면도
완벽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을 테니까요!
아, 무엇보다
당신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멋진 <아버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