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유튜브 세상의 주류가 되다
흑백 TV를 보고 자라
TV 뉴스와 종이 신문을 통해서만
세상을 보던 중년이 새로운 소통 도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한발 더 나아가 시청자가 아닌
영상 생산자로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디지털 시니어가 유튜브에 입문한 것이다.
생계를 위해 싫어도 돈벌이에 열중했다면
은퇴 후에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망도 크다.
고가의 방송 장비를 갖춘 전문가가 아니여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영상을 찍고 편집 앱으로
영상을 완성시킬 수 있는 환경의 변화는
5060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디지털 시니어들은
정치, 건강, 등산, 음악,
좋은 글, 요리, 먹방 뷰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시청자에게 정보와 감성을 전할 수 있다.
인지도가 없는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이야기가 있다면
성장의 길은 열려 있다.
소속사가 생겨 든든한 지원을 받을 수도 있고
많은 구독자와 조회수로 현역 시절보다
쏠쏠한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이런 화려한 결과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행복하고
스스로 자긍심을 갖게 된다.
양질의 콘텐츠를 위해
뒤따라야 하는 건 책임감이다.
증오나 혐오를 불러오는 콘텐츠를 지양하고
저작권을 존중하는 개념 있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있다면
누군가의 랜선 친구, 랜선 아버지가 되어
소통하며 좋은 영향력을 가진 신중년으로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역발상 콘텐츠로 주가 상승
‘꼰대박’ 박광희
세상에 불만을 품고 삐딱해진
누군가의 외침인가 싶다.
반어법을 이용해 꼰대를 풍자하는 콘텐츠로
웃음과 깨달음을 선사하는 유튜버 박광희 씨,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지인들조차 몰랐던
내면의 숨겨진 ‘끼’를 끄집어내어
세상의 꼰대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꼰대박.
꼰대 밖에 있는 사람이라는
유튜브 채널명처럼 그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꼰대였던
그가 이제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는 자기 반성이다.
그는 실제 자녀들에게 권위적이고
때론 돈버는 가장으로서
갑질을 부렸던 점을 사과했다.
그의 진심이 세상과 통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보름만에
공영 방송 인터뷰를 하더니
서너 달만에 구독자 2만 명을 넘어서고
광고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
유튜브를 더 잘하기 위해
연극을 배우고,
아들보다 어린 청년에게
랩을 배우기까지 하는
열정 펄펄 넘치는 박광희 씨.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다.
이기적으로 살려고 한다.”
Q 은퇴 전 이력 소개
40대 초반까지 건설회사에 다니다가
IMF 시절 건설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자금이 부족해 번듯한 사무실도 없이
건설 현장의 잡부로 일하면서
일을 의뢰받고 7~8년간 호황을 이뤘습니다.
초심을 잃고 인테리어, 부동산 개발 등
사업을 확장하면서 돈을 많이 잃기도 했어요.
47살에는 사업을 접고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외국에서 살아보기를 실현하기 위해
아이 셋을 데리고 캐나다로 이민가서
여유로운 삶을 살다가 부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Q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
개그맨 기질이 있어서인지
연기와 강의를 해보고 싶었어요.
남을 웃기는 직업이 뭘까 생각하다가
연극을 배우기 시작했고 유튜브라면
이 모든 걸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먼저 유튜브를 하던 아들은
저의 또다른 모습을 몰랐으니
아버지는 못할 거라고 했어요.
Q 무엇을 표현하고 싶으셨어요?
우리 세대는 꼰대였던 아버지와
선생님에게 배운 대로
자식을 이해하기보다 가르치려고 했어요.
꼰대가 나쁜 의미만은 아니지만요.
영상을 통해서 이 세상의 꼰대들에게
꼰대가 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내 속마음을 표현하고
자식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받기 바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꼰대를 비판하는 내용은
결국 스스로에 대한 반성인 것이지요.
친구들은 양심에 찔려서인지
반응이 신통치 않아요.
오히려 20~30대,
그리고 여성 구독자가 많아졌어요.
Q 반어법으로 일침을 가하는 이유
영상이 지루하면
사람들은 금세 관심을 돌립니다.
짧은 시간에 보는 이가
통쾌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재미있고 임팩트 있게
그들이 원하는 언어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느낄 수 있고
표정이나 손짓을 더해 말하면
경쟁력이 있는 컨텐츠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반어적으로 표현합니다.
방법을 세 가지만 제시하는 방식도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광고계에서 관심을 보이네요.
Q 영상 제작은 어떤 방식으로 하나요?
처음에 무작정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
이해가 안 갔지만 혼자서 연습하며 배웠어요.
가정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찾아
제목 30개 정도를 먼저 뽑았어요.
책과 포털 사이트 검색,
젊은 층이 모이는 커뮤니티 등을 활용해
대본을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하지만
쓰기가 어렵네요. 영상 촬영은 집이나 지인의
사무실을 빌려 스마트폰으로 녹화해요.
편집은 며느리가 도와주고 있습니다.
업로드한 영상은 스무 편이 조금 넘었습니다.
Q 조회수가 높았거나
5060 세대가 보면 좋은 영상은?
‘빠르게 이혼하는 방법’은
조회수 10만 회가 넘었는데,
특히 여성들이 좋아했어요.
‘출산율 떨어뜨리는 법’,
‘며느리가 도망가게 하는 방법’도 인기입니다.
제 또래에게는 ‘부하직원에게
욕 먹는 방법’과 ‘빨리 늙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Q 크리에이터로서 느끼는 즐거움 혹은 보람은?
우리 세대는 눈치보며 사느라
자기 생각을 표출해본 경험이 없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시도를 못해요.
나는 지구에 잠깐 놀러왔으니
남 신경쓰지 말고 즐겁게 살자고 생각해요.
영상을 만드는 일은
세포 하나하나가 찌릿찌릿해지는
기분을 느낄 정도로 재미있어요.
바로 ‘내 것’이니까 좋고 내가 죽고난 이후
날 기억하는 기록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Q 5060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은퇴는 사회의 약자가 되는 것입니다.
다시 강자가 되기 위해 걸음마를 시작하고
나만의 무기를 갖춰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하든 잘하기보다 다르게 하는 것,
즉 남과 차별성을 가져야 합니다.
유연성을 가져야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 ‘나’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성공을 이루고
타인이 나를 알아준다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1인 방송, 이해 말고 체화하라”
V커머스 김현기 대표는
‘내가 등장하는 것’이 1인 방송의
중요 포인트라 강조한다.
5060 세대는
자신을 내세우지 못하는 세대라
촬영과 편집만 맡고 정작 카메라
앞에 나서기를 꺼린다는 것.
그는 자신이 영상의 주인공으로 등장함으로써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경험해 보기를 권한다.
“삶이 재미있어집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잃었던 존재감이 살아나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새로운 사람들과 사귀게 될 것입니다.”
방송의 퀄리티에 대한 고민이 앞설 수 있다.
김 대표는 하면서 배워가면 된다고 용기를 준다.
1인 방송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것일 뿐
객관적인 연구 결과나 정확한 수치를
내세워야 한다는 부담도 덜어내라는 게
김 대표의 조언이다.
주제로 삼을 이야깃거리를
무궁무진하게 가진 5060이
승부를 걸 콘텐츠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성과를 낼 수 있다.
재미 위주 또는 정보 위주,
두 갈래 중 한 가지를 선택하되
남이 대체할 수 없어야 한다.
재미를 주는 콘텐츠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자신이 가진 사고 방식의 틀을 벗어나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김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푼수짓하던 사람은 여전히 푼수짓,
점잖은 사람은 여전히 점잖게’
기존의 모습을 고수하려 한단다.
1인 방송을 하려면 그 어려운 시도를
피해가면 안 된다. 끝까지 배우겠다,
변화하겠다는 의지는 필수 장착 아이템이다.
“돈에 눈이 멀어야 한다고도 말합니다.
목적 의식을 가져야 프로가 될 수 있으니까요.”
크리에이터 시장에 뛰어드는
5060이 급증한다는 점은
경쟁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충고는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