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은 내 아내, 멕.
멕, 여긴 모건이야.
아내라고?
자신의 오랜 친구에게
아내한테 그런 키스
퍼붓는 놈은 처음 봐!
와이프를 소개하는 남편 닉
신혼여행 장소였던 ‘파리’로
결혼 30주년 기념 여행을 온
중년 부부 ‘닉’과 ‘멕’,
두 사람의 2번째 허니문을
현실적인 연기와 사실적인 대사로
분위기 있게 그려낸 영화
<위크엔드 인 파리>,
이렇게 비싼 데 묵는데…
아내 멕
구부정한 당신 소시지보느니
에펠탑을 봐야지!
영국 버밍엄 교외의 작은 기술 대학의
교수직에서 해고당한 남편 닉은
평생 유머 한 번 내비친 적이 없는
매사 진지한 남자인데,
끊겨버린 수입과
마리화나에 찌든 큰 아들 문제,
바람이 의심되는 아내에 대한 걱정
등으로 여유 하나 없이 쪼그라들었다.
반면 그의 아내 멕은 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는데 권태와 의욕 상실,
불만 등으로 학교를 그만두길 원하고,
새로운 걸 배우고 경험하는
제2의 인생을 살기를 희망한다.
영화는
닉과 멕의 파리 여행을
졸졸 따라가면서
지극히 중년 부부스러운(?)
그들의 거침없고 직설적인
대화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데,
이 두 사람의 현실 밀착형 대사들이
무엇 하나 빠짐없이 가슴에 와닿는다.
매일 티격태격하고
가끔 서로를 의심하고
자주 미워하는 중년 부부,
하지만 그들은 상대의 존재만으로
힘이 되고 위안이 되며 믿음이 되는
30년 차의 아름다운 연인이다.
영화는 오랜 시간을 함께한
중년 부부의 사랑과 정은
겉으론 그리 화려해 보이지 않아도
정작 위로가 필요한 힘들고 괴로운
시간 속에서 결국 빛을 발한다는 점을
잔잔하고 분위기 있는 감성으로
멋지게 이야기한다.
영화 <위크엔드 인 파리>는
권태에 빠진 중년 부부를 위한
치유의 영화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
왜? 무슨 일이야?
떠나버린 줄 알았어.
당신이 원하던 거 아니야?
안아줘.
그래, 나 여기 있어.
[스포일링 경고]
아래에 중년 부부라면
크게 공감할 만한 영화
<위크엔드 인 파리> 속
명대사들을 정리해보았어요.
대사 몇 개만 읽어보셔도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크게 동하실 겁니다:)
오랜 부부 관계 속에 상처가 있으세요?
그래서 치유와 위로가 필요하신가요?
아, 잘 오셨어요!
이 영화, 닥치고 추천드립니다.
나 돈에 민감한 거 알잖아.
오랫동안 안 죽고
짐짝 신세가 되면 어떡해.
-궁상 남편-
생각해봤는데,
우리 부부관계를
새롭게 바꿔보면 어떨까?
어떻게?
서로 모르는 사람인 척하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보,
데려와줘서 고마워.
별로 안 내켰는데,
오길 잘한 것 같아^^
한 달 전쯤
학교에서 조기 퇴직을
강요 당했어.
왜 말 안 했어?
당신 놀라게 해주려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난 학창 시절 우등생이었고,
대학에서도 뛰어났었는데
어쩜 이렇게 평범하게 됐는지 신기해.
새로운 길은 지금도 찾을 수 있어.
생각해보는 게 어때?
사람은 안 변해.
아니, 변해.
나쁜 쪽으로 변해서 탈이지.
나 새로 시작할래.
뭐?
말하려고 했는데
학교에 더는 못 있겠어.
말도 안 돼.
그럼 뭘 하려고?
나도 몰라.
이탈리아어도 배우고
피아노도 치고
탱고도 춰 보고
그게 그렇게 끔찍한 거야?
애들 다 떠나고 나면
우리 사이에 뭐가 남겠어?
결혼 기념 여행 와서
헤어지자고?
적어도 얘기는 해볼 수 있어야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해야겠어.
왜?
일종의 수련이야.
자기학대의 유일한 혜택이지.
불가능한 것들을 원치 않는 것.
ㅜㅜㅜㅜㅜㅜㅜ
단 하나의 사랑은 없어요.
여러 ‘하나’라면 모를까.
그게 문제예요.
결국 서로 죽여요.
난 선천적으로
아내를 배신 못하는
불행한 남자라는 거야.
대다수의 사람들과 달리
나는 낯선 사람하고
자고 싶지 않거든.
난 아내만 좋아.
사랑을 염두에 두지 않은
섹스는 내게 없어.
난 오로지 사랑만이
관심사인데
그게 섹스보다 훨씬 더
힘들구나.
난 왜 이럴까.
제 큰 아들은
마리화나에 절어 살고
우리가 있는 돈을
다 털어 사준 집에는
쥐가 나온대요.
하루 종일 TV 보는 걸
업으로 삼는 놈이죠.
전 돈도 없고
온몸 구석구석이
어찌나 쑤시는지
신발 끈도 제대로
못 묶어요.
매 순간마다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슴이 타 들어가죠.
친구랑 있었는데
제 폰이 울렸죠.
전화를 끊고 나자
친구가 묻더군요.
누구야?
숨겨둔 애인이라도 돼?
너무 반가워하고 웃음이
끊이질 않던데.
전 놀라서
“무슨 일이야?
내 남편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