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아내가 잠자리를 피한다?
폐경기 아내, 이해가 우선!
아내가 변했다.
아침이면
땀에 푹 젖어 일어나고
잠도 제대로 못 이룬다.
덥다고 창문을 열더니
조금 있다가 춥다고 닫는다.
툭하면 화를 내고 소리까지 지른다.
상냥했던 아내가 갑자기 돌변했다.
섹스는 엄두도 못 낸다.
도대체 왜 그럴까?
“아내가 작년쯤 폐경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
성욕이 급격히 줄어들고
요즘은 두 달에 한 번도
부부 관계를 하자는 말을 안 해요.
우리는 중년이 된 이후에도
규칙적으로 섹스를 해왔고
둘 다 만족하는 편이었는데요.
간혹 섹스를 시작해봐도
윤활액이 잘 안 나오는지
아파해서 조심하다 보니
저 역시 성욕이 덩달아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폐경기, 아내는 변한다
폐경기를 겪는 아내를 둔
남편들의 호소이다.
생식의 문을 닫지만, 자유롭고 대담하며
새로운 인생 후반전의 문을 여는 폐경은
부정적인 증상으로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폐경이 여성의 인생 단계에서
잘 겪어내야 하는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폐경기에 위와 같은 증상을 겪는 것은
단순히 몸만의 이유가 아니고
정서적, 사회적 여러 원인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 시기에
신체적으로 성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긴다는 점이다.
성호르몬은 남녀를 불문하고
성욕이나 흥분,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평생 건강하면 죽을 때까지
아기를 만들 수 있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초경을 시작해
대략 400~450번 월경을 하고 나면
폐경(혹은 완경이라고도 한다)이 찾아와
더 이상 월경을 하지 않고
종족 보존의 사명을 다하게 된다.
남성은 30대가 되면서
매년 1~3% 정도씩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지며
점진적인 하향을 겪는 데 반해,
여성은 폐경을 맞게 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거의 바닥을 치게 된다.
물론 난소와 부신, 지방대사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성욕을 부추기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아주 조금 분비되긴 하지만,
전과 비교하면 안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라
여성은 성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는다.
아내는 잠자리가 고통스럽다
폐경 전후로 여성은 성욕이 줄어들고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질 윤활이 잘 되지 않아서
건조함을 느끼게 된다.
재채기를 하거나 웃기만 해도
소변이 새는 요실금이나
요도 부근 감염으로 생기는
방광염 역시 자주 발병한다.
또 질 윤활의 부족과
에스트로겐 분비의 극감으로
질벽이 얇아지면서 삽입 시
화끈거림이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해
점점 섹스를 기피하게 한다.
또한 성감대가 둔화되고,
성기로 향하던 혈액이 감소해
자극에도 무딘 반응이 일어나
애무나 피스톤운동으로 인한
오르가슴이나 흥분의 감각이 약해진다.
이렇듯 폐경에서 비롯되는
육체적 변화와 함께,
더 이상 월경을 하지 못하고
아기도 가질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은 듯한
상실감을 느끼는 여성들도 많다.
또 탄력을 잃은 피부와
허물어져 가는 몸매에서 오는
자존감 저하는 여성을 더욱 힘들게 한다.
그리고
많은 시간 열심히 정성을 쏟아왔던 자녀들이
독립하면서 나타난 빈 둥지 증후군으로
우울증을 겪는가 하면, 남편의 은퇴라는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를 통과해내야 한다.
몸이 아닌 마음이 우선
설상가상으로 이때 중년 커플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파트너인 남성 또한
갱년기의 변화를 겪는다는 것이다.
남성 역시 갱년기를 겪으며
가슴이 울렁거리고 식은땀이 나고,
성욕도 낮아진다. 또 이 시기쯤에는
그동안의 폭식과 폭음, 흡연 등의
나쁜 생활습관으로 인해
피돌기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그래서 발기가 쉽게 잘 안 되거나,
발기가 되어도 강직도가 전 같지 않거나
금방 사라지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또 사회에서는
젊은 시절부터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를
앞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두려움은 높아진다.
성을 능력으로 생각하는 많은 남성은
발기가 사라지기 전에 삽입을 서두르거나
배우자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 병원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받아 전과 같은
섹스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자칫 아내를 다치게 할 수 있다.
남편과 같이 이 시기의 아내에게는
준비가 필요하다.
바로 성호르몬 보충요법이다.
자궁암이나 유방암의 유전적 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이
분명히 많은 도움을 준다.
호르몬 보충요법을 통해
다시 질벽이 두툼해지면서 탄력을 찾고,
질 건조증이 많이 해소된다.
또한 홍조나 식은땀 등의
불편한 증상이 없어지고
피부에도 탄력이 생기며,
많은 경우 불면증 해소에도 도움을 받는다.
무엇보다 잠을 잘 자게 되니
기분도 훨씬 부드러워지고 좋아진다.
혹시 자궁 적출이나 난소를 없애는 수술을
받은 경우 또는 암이 걱정되는 경우라면
윤활제를 듬뿍 사용해보는 것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우선해
가장 필요한 것은
남편의 돌보는 마음이며,
소소한 로맨스를 살리는 것이다.
남성의 성도 그렇지만
여성의 성은 호르몬 말고도
더 많은 정서적인 윤활유가 필요하다.
섹스는 몸만의 만남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이 만나는, 서로의 전 존재가
만나는 소통방식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감동 없이 몸은 열리지 않는다.
당신을 여전히 사랑하고 신뢰하고,
당신에게 반해 있다는 신호를 보내라.
인생의 반 이상을 함께한 나의 반쪽,
그 영혼에 연민과 위안을 나누고 싶다는
당신의 간절한 마음과 함께.
가장 민감한 성감대는
바로 뇌임을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