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겨울 강변을 걷다
양평 군내에 테마별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물소리길이 있다.
그중 경의중앙선 아신역과 양평역
사이에 조성된 강변이야기길은
남한강을 따라 걸으며 자연, 공원,
문화공간 등을 만날 수 있어 특별하다.
코끝이 찡한 겨울.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시골길을 걷노라면
개구쟁이 시절로 돌아간다.
길가 돌멩이, 이름 모를 들꽃 하나도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만져보던 동심이 꾸물꾸물 되살아난다.
소박한 마을을 지나고
잠시 산길도 걷다가 어느새
마음이 뻥 뚫리는 강과 만난다.
햇빛 아래 반짝이는 남한강의 윤슬,
하늘거리는 갈대, 간간히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느리게 누리는 순간,
행복이 별거냐 싶어진다.
걷기를 시작하기 전 아신역 자전거쉼터 근처 ‘아신갤러리’에 들러보자. 폐기차를 리모델링한 공간에 사진 작품과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가 전시 중이다.
아신1리와 아신2리의 마을길을 지나면 옥천레포츠공원과 만난다. 그 앞에는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사탄천이 흐른다. 물소리를 들으며 무리지어 다니는 오리 가족을 만날 수 있다.
겨울에 차가운 냉면 한 그릇이 주는 즐거움이란. 사탄천을 지나면 양평의 유명한 맛집인 옥천냉면이 바로 보인다. 황해도식 냉면이 도보 여행자의 출출한 속을 달래준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숲속정원이라 불리는 들꽃수목원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산이 아닌 남한강변을 끼고 조성된 수목원으로 테마에 따라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들꽃수목원과 접한 길은 물소리길 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다. 한적한 길 위에서 확 트인 남한강을 바라보는 풍경이 장관이다.
남한강변은 예로부터 버드나무가 많기로 유명했다. 양근은 버드나무의 뿌리를 뜻하며 버드나무는 초기 천주교 순교자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신앙공동체가 만들어진 숭고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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