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독립, ‘혼자’ 놀기
나이가 40, 50이 넘어도
무언가 혼자 하려면 쭈뼛쭈뼛해진다?
생각해보면 운동이든 등산이든
여럿이 어울려 하는 데 익숙한 남자에게
혼밥, 혼술, 혼여 등은 낯설기만 하다.
어색함은 잠시, 진짜 제대로 놀고 싶다면
혼자만의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기를 권한다.
혼자 서기가 필요한 시대
‘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살아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있다.
인류는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할 운명에 놓였다.
그러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그 시간에 익숙해져야 하고
버틸 힘을 길러야 한다.
혼자 존재하고 혼자 잘 노는 사람은
불안한 시대를 안전하게 맞이할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갖춘 셈이다.
혼자는 고립이 아니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고 말한다.
외로움은 존재의 본질이다.
바쁘고 치열하게 산 사람일수록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홀로 밥을 먹고, 여행을 떠나며 느끼는
외로움은 주위 사람들과 잘 못 지내거나
따돌림을 당할 때 느끼는 소외감과는
전혀 다르다.
또래 문화, 가족, 군대나 회사의 조직 문화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낯설고 두려운 게 당연하다.
하지만 돌이켜 보자.
정말 힘든 일이 있거나
해결할 문제를 안고 있을 때
당신이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담배 한 개비 피워 물거나
소주 한 잔을 앞에 두고
혼자만의 동굴로 들어갔던 게
바로 당신이다.
우리는 혼자에 익숙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 답을 얻어냈다.
혼자라는 존재는 고립이 아니라
성장과 깨우침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동화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혼자 서기를 잘하면
다른 사람과도 더 잘 지낼 수 있다.
왜냐하면 온전하고 자유로우며
균형 잡힌 삶을 살게 됨에 따라
타인의 삶을 존중하며 배려할 줄
알기 때문이다.
혼자 놀면 주변의 분위기나
조직의 방향에 부합하기 위해
쏟아야 했던 노력을 아무런 제약 없이
나만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훨씬 자유롭다.
남이 아닌 나를 기쁘게 할
방법을 찾아 실천하니 얼마나 좋은가.
혼자만의 시간이 생기면 다양한 사물과
상황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내 의견을 갖게 되고, 뜻하지 않았지만
아이디어나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다.
세상을 놀라게 한 천재들의 대부분은
혼자 있는 시간에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즉 진정한 독립을 이룬다면
세상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심지를 가지고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자
남의 집 숟가락 개수에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 특유의 정(情) 문화라고도 하고
오지랖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혼자 놀고 싶어도 가족이 이상하게 볼까 봐,
이웃 사람들이 수군거릴까 봐 억지로
욕구를 절제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알고 보면 의외로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 없다.
또 있다 한들 ‘무슨 상관이람!’ 하는 태도가
혼자 잘 놀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이다.
SNS와 이별하자
스마트폰 중독은 철부지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소리가 아니다.
중년을 넘어선 어른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남의 인생사, 시시콜콜한 세상 이야기를
확인하느라 정작 나를 돌보는 데는 소홀해진다.
내 이야기에 ‘좋아요’를 눌러준 사람에게는
의무적으로 보답의 ‘좋아요’를 눌러주느라
시간이 또 쏜살같이 흘러가 버린다.
SNS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지 않는다면,
몸만 혼자 있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리에서 이탈하자
휴대전화에 저장된 친구의 숫자,
모임의 개수가 행복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노후에 필요한 건 돈과 친구뿐이라는
주장들에 휩쓸려 초조한 마음으로
새로운 무리를 찾고 있는 건 아닌지?
진정한 친구는 한 자리 숫자면 충분하다.
인맥은 심플하게 정리하고 관계를 깊게
유지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우리’라는 무리가 주는
허울뿐인 든든함에 빠지지 말고
용감하게 혼자가 되자.
시간을 만들자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통해
혼자 노는 일은 즐겁다.
마땅히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이러한 구체적인 활동 외에도
자신에게 말을 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또한 혼자 노는 법이라 할 수 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한 정거장 먼저 내려
집까지 걸어가면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회사 근처를 한 바퀴 걸으면서
자신과 고요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본다.
짧지만 자신과 친해지는 시간이 된다.
부지런히 보고 돌아다니자
게으르면 잘 놀 수 없다.
세상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관찰하는 일은 배움과 발견의
기회를 가져다준다.
움직이지 않으면
실패나 실수는 적겠지만
얻는 바도 없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혼자 놀기에 좋은 일은 무엇인지
아직 답을 찾지 못한 경우라면
더더욱 부지런해져야 한다.
여러 경우의 수에서 찾아낸 놀이라면
진정성을 갖고 시작하여 자신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흉내부터 내보자
나이가 들면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이 줄어들고 인생은 따분해진다.
예술과 문학의 본질은 모방이다.
개인의 인생도 다를 바 없다.
혼자 놀기의 고수가 되기 전까지는
재미있어 보이는 누군가의 행동을
따라 해보면서 감정이입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과정을
반복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학습된 무기력을 벗어던지자
중년의 나이를 넘어서서
익숙함을 벗어던지고
변화를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굳어진 생각의 틀은 바꾸기 어렵다.
그 틀을 바꾸지 않으면 타인의 기대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이미지대로,
남들 하는 대로 살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나는 할 수 없어’, ‘이 나이에 무슨’ 식의
무기력증부터 고치려고 노력해야 한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자
혼자 놀기의 범주를 좁히면
구체적인 행위들로 정리할 수 있다.
오롯이 혼자서 하고 싶은 일을
막연하게 머릿속에 그리지 말고
글로 표현하는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순위로 정리해도 되고
월이나 연 단위로 구분해도 좋다.
시각화된 버킷리스트를 보면
혼자 놀기에 대한 마음이
저절로 간절해지고 커진다.
그만큼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