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꿈이 있었다.
중·고등학생 때도 마찬가지다.
매 학년 과목별 점수와
등수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짰다.
인생이 그렇다.
인생 2막에서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들이 중요하다.
하지만 은퇴 후 돈이 걱정인가?
아니다. 은퇴 설계가 답이다.
은퇴 후 어떤 삶을 원하는가?
은퇴설계란 은퇴 이후의 인생 2막을
즐겁고 풍요롭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지만 부족한 것을 파악하고
이를 채우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다.
과거에는 은퇴 후 원하는 생활자금 확보가
핵심요소였지만 100세 시대의 2막 개념에서는
새로운 일을 찾거나 취미생활, 건강관리,
가족관계 개선 등의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은퇴설계의 장점은
우선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어
실천을 용이하게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돈을 모으고 불리거나
경력을 개발하는 데는
인내와 희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돈을 많이 모으자’는 식으로
목표가 애매모호하면 저축을 하다가도
금방 지치게 마련이다.
‘목적지가 없는 배에는
유리한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서양 속담처럼 말이다.
하지만 은퇴설계를 통하면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 목표가 생긴다.
예를 들어
‘은퇴 후 100세 동안
월 300만 원의 수입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월 30만 원을
추가로 저축하고 재취업을 위한
심리치료 상담사 자격증 취득준비’
식으로 액션 플랜도 도출할 수 있기 때문.
은퇴 설계 후에도 마인드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사람은 미래의 좋은 성과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하는 일(공부, 다이어트 등)과
마주하게 될 때 이를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심리 전문가들은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미래에 그 사람이 처하게 될 나쁜 결과를
눈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충격요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스크루지 영감은 자신의 무덤 앞에서
사람들이 조소와 비난을 퍼붓는 모습을
보고 난 이후 변화되었다.
금연을 위해 폐암말기환자의 사진을
담배 값에 넣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멋진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럼 과연 어느 정도의 주기로
은퇴설계를 하면 좋을까?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듯
1년에 1번 정도는 실행해 볼 필요가 있다.
연말이나 연초에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서 목표로 했던
돈, 건강, 자기개발 상황 등을
체크하고 반성해 본 다음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식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목표를 세우자
은퇴설계가 태생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요인 중 하나는 누구나 자신의 늙은 모습을
떠올릴 때면 우울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미래에 대한 꿈을 그릴 때는
‘과학자’, ‘대통령’, ‘선생님’과 같은
긍정적이고 자랑스러운 것들이었는데
‘늙어 죽을 때까지 밥이라도 먹고 살려면…’
으로 대변되는 은퇴설계의 왜곡된
접근방식은 문제가 있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현재의 60대, 70대의 모습으로
미래에는 80세, 90세까지 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
분명 은퇴 후에도 즐겁고 신나는 것들을
많이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은퇴설계는 우선 건강하게
살아있는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종의
‘생애 목표’ 작성에서부터 시작된다.
내가 꼭 하고 싶은 일들을
계획하는 데서 출발하여
은퇴설계를 두렵고 막연한 일이 아닌
즐겁고 행복한 작업으로 바꿀 수 있다.
아래와 같이
나의 인생 2막 목표를 채우면서
남은 기간과 준비해야 할 것들을 채워보자.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 금액과 활동을 구체화하자
이제 생애 목표를 세웠으면
이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
(노력과 재원)들을 정리해보자.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생 2막에서의
생활비와 의료비에 위에서 정한
생애목표에 필요한 자금 등을 더하면
이러한 금액들이 구체화된다.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인생 2막의 생활비와 의료비는
현재의 생활수준이나 미래의 희망 등을
감안할 때 다들 제각각일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공단에서 실시한
<2015년 국민노후보장 패널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부부의 최소 노후생활비는 174만 원,
적정 노후생활비는 237만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의료비도 노후생활비로 마찬가지로
제각각이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약 428만 원으로 월 단위로 환산하면
35만 원 정도 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들 비용은 물가상승률만큼
늘어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수령 예정 연금을 빼고
모자라는 금액을 체크하자
비용의 쓰임새가 대강 결정되었다면
이제 모자란 금액을 체크해야 한다.
이 때 61~65세 이후부터
매년 수령예정인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사학·군인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을 빼 주면 기간별로
모자란 자금이 나온다.
현재가치를 감안해서 이들 자금을 합산하면
모자란 돈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이 얼마나 되며
다른 연금들의 가입액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정보는 연금포탈(100lifeplan.fss.or.kr)에
가입하면 며칠 내로 본인 명의의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나이에 따른 예상 연금액도
산출해 볼 수 있어 유용하다.
매월 한 번씩 업데이트가 되어
검색에 쏟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단발성으로 투입될 자금들을 반영하면
모자란 금액을 최종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이 때 모자란 금액을 체크하려면 각 기간별로
모자란 금액이 현재가치로 얼마인지를
체크해 보는 것과 더불어 어느 시기에 얼마나
부족한지도 동시에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그 시기에 맞춰 모자란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를 보다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부족한 금액을 어떻게
충당할 건지 계획을 세우자
전체적으로 모자란 금액을
추가 저축 및 투자로 충당이 가능하다면
저축을 늘려 처리하면 되지만 금액 차이가
너무 크면 현실적으로 실행이 어렵다.
이 경우 은퇴 후 재취업 등의 경제활동을
계획해서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동시에 생애목표 중 중요도가 낮은 것은
일단 후순위로 미뤄 두는 것도 좋다.
이로 인해 나 자신의 생활이나 소비습관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돈을 열심히 벌지만
저축이 전혀 되고 있지 않다면
불필요한 습관성 지출이나 사교육비 등
그 원인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노후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운동 등 식습관을 다시 잡는 등의
노력을 시작할 수 있다면
1년에 하루를 투자해서
이러한 계획을 짜는 것이
전혀 헛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은퇴설계를
컴퓨터로 직접 해 보기가 쉽지는 않다.
재무나 금융에 대한 상식을 기본으로
법률이나 세무, 정부 지원제도 등
다방면의 지식이 필요한 만큼
1차적으로는 주거래 금융기관 또는
재무설계 전문기관에 소속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개인정보의 공유를 꺼리는 등의
이유로 대면 서비스가 부담스럽다면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서 제공하는
비대면 은퇴설계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국민연금 관리공단 홈페이지
(http://csa.nps.or.kr/main.do)
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0세 시대 은퇴설계,
인생 2막 성공의 필수과정
허영만 화백은
50인의 자수성가형 부자들을
인터뷰한 저서에서
‘부자로 성공하는 5대 요소는
끼, 꼴, 끈, 깡, 그리고 꿈이다.
꿈은 당신을 부자로,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꿈’은 자신의 욕심을
현실로 만들어 내기 전의
스케치라고 할 수 있고
은퇴설계는 이 위에 색깔을 입히고
보다 현실감을 부여하는 작업인 것.
혹 이미 50~60대라고 해서
진짜 노인들처럼 꿈도, 계획도
필요 없다는 식의 냉소적 선입견에
빠져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벗어나라.
100세 시대의 은퇴 후 인생 2막은
최소 30~50년의 긴 여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이 글을 읽고 은퇴설계를 지금이라도
시작해 보는 그 자체만으로
이미 인생 2막에 있어서
50%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반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