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의 파워를 실감하라!
수영은 선택 아닌 필수
각종 재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일주일에 2~3회 정도는 유산소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관절에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수영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수영이 아닌 핀을 이용한 수영이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을 지키고 역동적인 스포츠를 즐기고 싶다면 핀수영에 도전해보자.
박성찬 씨(59세, 가명) 씨는 은퇴를 앞두고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우울감에 시달리다가 얼마 전 배운 핀수영 덕분에 활력을 찾았다. 평소 수영으로 체력을 관리해온 그가 최근 핀수영에서 기대하지 않던 재미를 느낀 탓이다. 처음 오리발을 끼고 수영을 할 때만 해도 이게 뭔가 했지만, 평소보다 빠른 스피드를 낼 수 있어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수영장이 아닌 바다나 강에서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최근에는 핀수영 동호회까지 가입했다. 요즘 박 씨는 주말이면 동호회 회원들과 강화도 인근 바닷가에서 핀수영을 즐기고, 맛집에 찾아가 포만감에 젖느라 은퇴 우울증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수영을 꽤 오래 배운 사람이라면 능숙하게 물속을 헤엄쳐 다니지만 가끔씩 속도를 더 높이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마련이다. 체력이 떨어지는 나이라면 아무리 능숙한 사람이라도 젊은 사람에 비해 속도를 내기가 힘들다. 이럴 때 핀수영을 해보자.
핀수영(Fin Swimming)이란 핀을 발에 끼우고 근육의 힘만으로 물 표면이나 수중에서 수영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핀(Fin)은 한국어로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뜻하는 영어다. 두 발에 하나의 커다란 물갈퀴를 끼고 허리 움직임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마치 인어공주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모노핀을 사용한 추진 장비의 힘을 빌린 돌핀킥의 동작은 맨몸수영의 영법 중에서 가장 빠르다는 크롤 스트로크 영법보다 1.3배 빠르다. 양발을 힘차게 차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일반 수영과 달리 두발을 모아 돌고래 꼬리 모양의 핀을 착용하여 강한 허리의 힘과 근련, 신체의 유연성을 이용해 나아가는 움직임에서 스피드와 역동감을 느낄 수 있다.
바다, 강, 저수지 등에서 더 인기
지금 같은 장비가 만들어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핀수영 그 자체의 역사는 오래된 편이다. 폴리네시안 어부들은 나뭇잎으로 핀을 개발하기도 했으며 콜리우(Corlieu)라는 프랑스 대위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고무로 된 핀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핀수영 경기가 시작된 것은 1960년대 후반부터이고 그 후 급격한 기술적 발달이 이루어졌다. 특히 모노핀의 등장은 핀수영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짝핀과 달리 모노핀을 신은 후 시속 30km의 수영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세계장거리핀수영선수권대회, 세계청소년핀수영선수권대회, 아시아핀수영선수권대회 등 핀수영 관련 대회가 치러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68년 한국스킨스쿠버다이빙클럽의 창설과 더불어 핀수영이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연간 2만여 명이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핀수영대회에 참가할 만큼 인기가 높다.
핀수영은 스킨스쿠버다이빙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연습을 위한 입문자 코스로도 활용됐다. 그러다 보니 핀수영은 수영장뿐 아니라 바다나 강, 저수지 등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더 인기다. 특히 1㎡에 가까운 핀이 자칫하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으므로 좁은 실내 수영장보다 넓은 바다나 강이 더 적합하다.
발에 ‘모터’ 달고 스피드 즐기기
수영이 입으로 숨을 쉰다면 핀수영은 스노클이나 공기통을 통해 숨을 쉰다. 스노클을 입에 물고 하는 것을 핀수영에서는 표면경기라 부른다. 표면경기의 경우 영법은 자유롭지만, 잠영은 출발과 반환 시 15m 이내에서만 허용되고 다른 구간에서는 항상 신체 또는 장비의 일부분이 수면 위로 나와 있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 이와 달리 호흡을 위한 스노클의 사용없이 일시적으로 숨을 참고 유영하는 무호흡잠영 경기가 있고 공기통과 호흡기를 이용해 숨을 쉬면서 펼치는 호흡잠영경기가 있다. 핀수영 경기의 세부 종목은 수영장경기의 경우 50m, 100m, 200m, 400m, 800m, 1,500m의 개인경기와 4x100m, 4x200m, 4x100m(짝핀), 4x50m(혼성)의 단체 계영 경기가 있고, 잠영경기의 경우 공기통과 호흡기가 필요한 100m, 400m의 호흡잠영경기, 호흡을 위한 스노클 사용 없이 숨을 참고 하는 무호흡잠영 50m 경기가 있다.
또한 강, 호수, 바다와 같은 자연환경에서 진행되는 장거리수영은 거리가 1~5km까지 다양하게 열리고 있으며,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 6km, 계영 8km(4x2km) 경기가 있다. 자연수면에서 핀수영을 즐길 때에는 반드시 잠수복 같은 보호복을 입어야 한다. 보온복 착용은 수온이 낮을 때 저체온증 예방을 위해서이며 해파리에 쏘이는 것을 방지해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온 및 수온이 높을 때에는 열사병에 대비해 보온복 착용을 고려해야 한다.
경기를 할 때에는 핀(오리발, 물갈퀴), 물안경, 스노클(Snorkel) 외에는 어떠한 기계장치도 사용할 수 없으며 호흡잠영경기에서만 압축공기 잠수장비를 사용한다. 핀은 크기와 재질에 제한이 없지만 반드시 발에 신는 형태여야 한다. 크고 역동적인 동작에서 나오는 빠른 속도감은 모노핀이라는 추진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핀수영에 필요한 장비
모노핀
모노핀은 판과 부착된 신발로만 구성되어야 한다. 모노핀 최대 규격은 폭 760mm, 길이 760mm, 높이 150mm로 부력을 가질 수 있다.
짝핀
신발형으로 최대 크기는 길이 675mm, 폭 230mm까지 가능하다.
스노클
호흡을 위해 착용하는 관. 유선형 자세를 계속 유지하며 물의 저항을 최소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둥근 관 부분의 내경은 15~23mm 이내, 총길이는 48cm까지 허용된다.
공기통
호흡잠영경기를 위해 고압 공기통을 사용하는데, 산소 함량을 높이지 않은 압축된 공기만 허용된다. 수영장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기통의 최소 부피는 0.4ℓ이며 공기통 최대 충전 압력은 200bar를 초과할 수 없다.
호흡기
일반 스쿠버다이빙에서 쓰는 호흡기와 같은 것을 쓸 수 있다. 수영 시 저항을 줄이기 위해 1단계를 공기통 밸브에 직접 나사로 연결하고 호스의 길이도 짧으며 2단계의 크기도 비교적 작다.
물안경
수중에서 사물을 보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도전! 핀수영
핀수영의 영법에는 제한이 없어 어떤 형태의 수영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핀수영 영법 개발 결과, 모노핀을 신고 물개나 돌고래와 흡사한 형태로 수영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기록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모노핀 신기
모노핀은 두 발이 함께 붙어 있으므로 일단 신고 나면 걸을 수가 없다. 따라서 핀수영을 바로 시작할 출발점까지 가서 핀을 신어야 한다. 핀은 발에 꼭 맞게 신어야 힘을 전달하는 데 무리가 없다. 발등을 보호하기 위해서 꼭 모노핀용 버선을 착용해야 한다.
2. 모노핀 발차기 연습하기
물갈퀴를 신고 발차기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처음부터 크고 딱딱한 물갈퀴를 사용하면 발목, 무릎, 허리 부분에 무리가 가서 다칠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작고 부드러운 핀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초보일 경우 앉아서 차는 연습부터 시작한다. 수영장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하체와 핀을 수평으로 둔다. 발목을 펴고 상체에서 발끝, 핀 끝까지 힘이 차례로 전달이 되는 움직임을 기본으로 연습을 시작한다. 이때 물을 차는 것이 아니라 물을 누르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앉아서 차는 것이 익숙해지면 이번에는 벽을 잡고 차본다. 양손을 쭉 펴서 수영장 벽을 붙잡고, 몸을 수면과 수평으로 두고 실제와 가까운 발차기 연습을 실시한다. 처음에는 핀이 아주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벽을 의지하면서 발차기 연습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요령은 앉아서 차는 연습과 같이, 물을 누르기 위한 준비 동작과 누르는 동작에서 자연스럽게 상체에서 하체로 힘의 전달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왼쪽과 오른쪽의 균형을 맞추는 연습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킥판을 이용해 실제 추진력을 얻는 연습을 한다. 허리와 발목의 유연성을 최대한 살려 힘보다는 정확한 동작의 리듬에 중점을 두고 연습한다. 상체를 펴고 발끝을 뒤로 세워 몸을 활처럼 휘게 한 다음, 무릎을 펴고 상체에서의 힘의 전달과 몸의 진행되는 상태를 최대한 순간적으로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 발차기 연습을 한다.
3. 핀수영 제대로 해보기
핀수영 중 표면경기는 물의 저항을 최소로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으므로 전체적인 자세가 거의 일직선을 이루고, 핀을 차기 위해 무릎을 약간 구부리는 정도로 한다. 몸 전체가 물의 파도를 타듯이 위아래로 파동을 치며 전진한다. 일반 수영과 달리 손은 몸 전체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머리 앞으로 곧게 뻗고 두 손바닥을 포개어 잡은 후 머리를 양팔 사이에 꼭 끼고 수영한다. 또 무릎을 18도 이상 굽히면 물의 저항이 많이 생기므로 너무 많이 굽히지 말아야 한다.
잠영경기의 발차기 방법은 표면경기 동작과 같은데 수심 1~1.5m를 유지하며 핀을 차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호흡잠영은 공기통을 머리 앞으로 내밀고 수영하는데, 이때 공기통과 선수의 몸이 일직선이 되도록 하여 저항을 최소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턴을 할 때에는 핀이라는 큰 물체의 저항이 있기 때문에 핀과 다리의 각이 90도가 되도록 유지하며 턴해야 한다. 턴 동작 시 코로 숨을 내뱉고 또 스노클 안의 물을 내뿜어야 하므로 턴 전에 충분히 공기를 들이마시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Tip 스노클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세요
먼저 물안경을 착용한다. 스노클의 마우스피스를 입에 물고 이마 가운데에 파이프가 고정되도록 머리끈을 꽉 조여 흔들리지 않게 한다. 스노클을 착용하고 수영할 때 호흡은 항상 규칙적이어야 하고 입으로만 호흡해야 한다. 정지 동작에서 스노클을 착용하고 물속에서 호흡하는 연습을 한 후 익숙해지면 발차기를 하면서 호흡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상체는 고정시키고 발차기를 하는 데 역점을 둔다.
핀수영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전국적으로 핀수영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수영장 및 오픈워터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핀수영을 배우고 싶다면 대한수중·핀수영협회와 16개 시도지부에 문의하여 시작하는 것이 좋다. 동호회 가입이나 강습을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사단법인 대한수중·핀수영협회로 문의하면 된다.
문의 대한수중·핀수영협회 02-420-4293~4, www.kua.or.kr
Mini Interview
“여행과 스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요”
함세희 사무차장(대한수중·핀수영협회)
수영을 즐기던 많은 분들이 핀수영의 빠른 스피드와 역동적인 킥 동작에 매료되어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야외에서 더 신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여행과 스포츠의 결합으로 캠핑족에게는 최고의 스포츠라 할 수 있습니다. 핀수영을 즐기는 분들의 연령도 다양합니다. 오픈워터 장거리 핀수영을 즐기는 분들은 40~50대가 많으며 다양한 세대를 아울러 건강증진을 위해 아주 유익한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거리 핀수영은 육상의 마라톤과 같은 도전 스포츠로 지속적인 훈련 없이는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를 권하며, 평소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지병이 있으신 분들은 회복 후 경기에 도전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중스포츠의 꽃인 장거리 핀수영은 국민건강, 국민행복, 국민화합에 기여하는 해양레포츠 종목으로 정착되어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