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흥미로운 서베이가
하나 진행된 적이 있어요.
질문은 다음과 같았죠.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는
40세 이상 남자 주연 배우의
이름을 몇 명이나 댈 수 있나요?”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는
40세 이상 여자 주연 배우의
이름을 몇 명이나 댈 수 있으세요?”
답변 결과는 어땠을까요?
15명 이상의 배우 이름을
나열한 비율이
중년 남성 배우의 경우는
무려 50%에 가까웠고,
중년 여성 배우의 경우엔
약 10%에도 못 미쳤습니다.
한국과는 사정이 달라
단순 비교는 물론 힘들겠지만,
중년 여성 배우의 사회적
입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
의미 있는 조사 결과라고 생각해요.
앞서 언급한 설문 조사는
영국의 배우 겸 저널리스트
Nicky Clark이 기획한
<Acting Your Age>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개되었는데요,
그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중년 남성 배우들의 경우,
나이가 들어서도
로맨스물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장기적으로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중년 여성 배우들의 경우,
단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한적인 롤 플레이를
수행해야 하고,
지속 가능하지 못한
커리어 계발 환경에 놓여있죠.이러한 면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Acting Your Age>
캠페인 영상의 일부분,
여러 남녀 배우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던져져요.
함께 연기하는
상대 배우에 비해
너무 늙었단 이유로
배역이 교체된 게
최근 언제입니까?
일하려면
성형 수술 좀
받아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건
최근 언제입니까?
당신의 나이가
커리어의 끝으로
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 건
최근 언제인가요?
중년 남성 배우들은
아무 말을 하지 못해요.
그런 일이 없었던 거겠죠.
하지만
중년 여배우들은
할 말이 정말 많습니다.
근거 없이 떼쓰는 모습이 아니라
경험에서 우러난 진심이라 그런지
이야기들이 더 깊이 와닿기도 하죠.
깊이 의식하며
살지 않아서 그렇지
이 세상에는
나이, 성별 등과
관련한 잘못된 관념과
왜곡된 통념이
정말 많은 듯합니다.
평소 쉽게 보이진 않지만
의식적으로 접근하면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음을
분명히 인지하게 되죠.
중년 여성 배우와
남성 배우의 배역
그리고 커리어의 지속성 문제.
단지 직업의 문제가 아닌
시야를 넓혀 사회적 문제로
인식할 필요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