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에 선글라스를 걸친 채
일렬로 앉아 어색한 표정과 미소를
짓고 있는 중년 여성들의 단체 사진,
카톡 프사가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하지만
사진 속 주인공 모두가
어색하게 나오는 건 아니죠.
누군가는 얄밉게 꼭 ‘잘’ 나와요.
인생의 진리입니다. 씁쓸하지만요.
하지만
그 잘 나온 사진의 주인공이
내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인생의 진리입니다. 다행이지만요.
관련하여 뉴요커 지에 실린
재밌는 기사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웃긴데 유익하기까지 합니다.
어렵지 않아요. 따라만 하세요.
스마트폰 사진에서 돋보이고 싶은
중년 여성을 위한 꿀팁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멤버가 2명 이상인가?
가운데 서겠다고 떼써라!
끝에 서는 건 절대 안 된다.
다른 사람 폰으로 찍었는가?
즉시 폰 사용 허락을 득해
마음에 안 드는 사진을 지워라.
무력 좀 써야 할 거다.
당신 폰으로 찍었는가?
당신 마음에 드는 사진만 남겨라.
나머지는 싹 지워버려라.
본인만 잘 나왔다고? 괜찮다.
다만 복수는 조심하고!
사진 보정 앱 정말 많다.
평점 가장 높은 걸 다운받아라.
무료 앱으로도 충분하다고?
마흔 이후의 당신에겐
최고급 기술이 필요하다.
돈을 들여라!
필터를 잘 고르자.
사진 필터 고를 때는
필터 이름이 유치한 걸 골라라.
“자연스러운”, “우아한”
이런 이름의 필터는 피하라.
직접 수술도 가능하다.
필터로도 안 된다면,
직접 수술을 해라.
손으로 몇 번
슥슥 문지르면
주름도 없애주고,
여드름도 죽여준다.
아무튼 그런 기능이 있으니 찾아보라.
뭐든 적당히 하라.
필터를 몇 개씩 써가면서
코나 눈을 날려버리지 마라.
밑밥과 너스레는 기본이다.
당신의 보정된 사진만 보고
당신을 실제론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선빵을 날려라.
“안녕하세요!
저는 중년의 페미니스트입니다.
저는 구시대의 미적 기준에 따라
얼굴에 이것저것 넣는 거 안 좋아해요.
여성은 있는 그대로 사랑받아야 한다구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