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앞선 창직 사례>
아르케
Q 은퇴 전 활동 이력을 알려주세요.
저는 시를 전공하고 문학 평론과 독서신문 논설위원으로 일했습니다. 뜻하지 않게 논설위원이라는 직업은 타의에 의해 그만두게 되었지만 현재도 시인으로 활동 중입니다.
Q 강제 퇴직 후 어떤 노력을 해오셨나요?
50+ 재단의 앙코르브라보협동조합을 알게 되어 앙코르 커리어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시니어 아카데미로 진급, 사회연대은행의 퇴직자 교육프로그램도 이수하면서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그 당시 이미 3D 프린터를 공부하던 중이었는데, 나중에 50+ 서부캠퍼스에 3D 프린터와 인문학을 결합한 강의 제안서를 넣어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의 빌드업 사업에서 드론 관련 강의도 하고, 황순원 문학관의 소나기 마을 홍보 영상 제작을 의뢰받는 등 점차 활동 영역을 확장 중입니다.
Q 5060에게 낯선 3D 프린터를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철학과 3D 프린터를 접목하는 시도를 처음 했어요. 플라톤이 쓴 책 <국가>에 등장하는 기게스 반지나 마음을 설명할 때 비유한 마차 등을 3D 프린터로 제작해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교육자인 저는 이야기를 정리하는 역할과 흥미 유발을 돕습니다. 그런데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Q 드론 스쿨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06년도 대학원 입학 당시 융복합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술, 산업, 학문 등 여러 분야가 합해지는 융복합은 미래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이들에게 논술이나 인성 교육 등을 시켜왔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 접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생겼고 작년에는 사당초등학교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실제 교육을 했습니다.
Q 드론을 어떤 방식으로 교육과 연결짓나요?
예를 들어 초등학교에서 ‘봄’이라는 주제를 다룰 때 국어, 과학, 미술 등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합니다. 야외 활동이 가능하며 다양한 위치에서 사물이나 상황을 볼 수 있는 드론을 교구로 활용해 봄을 이해하는 것이지요. 그다음 학생들이 봄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면 첨삭지도를 해줍니다.
Q 창직하면서 부딪친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자본 부족과 파트너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다행히 사회연대은행에서 1,000만 원, 50+재단에서 3D 프린터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50만 원 씩 여러 차례 지원을 받았습니다. 무작정 찾아간 은행에서는 제 이야기를 듣고 대출을 해주는 등 믿기 어려운 일도 일어났죠. 부딪쳐보면 길이 생기고 조력자가 나타납니다. 드론에 능숙해지기 위해 연습하고, 촬영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포트폴리오를 쌓아왔습니다. 최근에는 컴퓨터를 잘 다루는 제 특기를 살려 월급을 받는 직장에 출근합니다. 매일 출근하지 않기 때문에 드론 스쿨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과 자본을 확보한 셈입니다.
Q 은퇴를 맞이한 5060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도구를 하나 더 찾기를 바랍니다. 디지털 마인드를 갖고 누구도 뺏어갈 수 없는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보세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드론을 활용한 융합교육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시집도 출간할 예정입니다. 동서양철학, 독서논술, 악기 등 내 능력을 주변에 환원할 생각도 있습니다.
윷놀이연구소
Q 은퇴 전 활동 이력을 알려주세요.
1989년에 KB국민은행에 입사해 27년 6개월간 근무하다가 2017년 1월 희망퇴직으로 마감했습니다. 저는 혜택받은 세대라 직장을 수월하게 구했고 결혼, 육아 모두 순조로웠습니다. 하지만 선배들의 퇴직 이후 모습을 보니 100세 시대에 성공적인 인생 3막을 사는 경우는 드문 듯 보였어요. 은퇴가 너무 늦으면 새로운 인생 설계를 하지 못할 것 같아 퇴직했습니다.
Q 제1호 윷놀이전문강사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은행 재직 시 업무 지원을 담당하면서 여러 행사를 주관하였습니다. 그중 지점 체육대회에서 야외 윷놀이를 즐겼던 경험이 있습니다. 성별이나 지위고하를 떠나 놀면서 소통하는 경쟁력이 있는 전통 놀이라고 생각해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윷놀이 분야를 본격적으로 살펴보니 책 한 권 없는 분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1895년 미국 인류학자 스튜어트 컬린은 저서 <한국의 놀이>에서 ‘윷놀이는 전 세계에 걸쳐 존재하는 수많은 놀이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잊고 살던 윷놀이의 가치가 나의 큰 무기이자 철학이 되었습니다.
Q 윷놀이전문강사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2017년 8월 노사발전재단 강원센터에서의 2시간 강의를 시작으로 현재 윷놀이를 단일 주제로 4시간 강의를 시현하고 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세계윷놀이 대회, 2019년 설날맞이 대한독립 윷놀이 한마당 등 윷놀이 레크리에이션 강사로도 활동합니다. 24절기, 울릉도&독도, 한양도성 등 스토리를 담은 윷세트 시리즈는 쿠팡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판매 중입니다. 외국어판 제품도 있어 해외에 보급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Q 창직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이 있었나요?
실업급여기간 교육 확인서도 구직 활동으로 인정된다는 고용센터의 안내를 받고, KB국민은행 경력컨설팅센터의 교육을 시작으로 노사발전재단 금융센터 전직지원서비스와 연계하여 개인별 컨설팅, 직무 심화 단기과정, 직무심화 역량강화 그리고 사후관리 4종 세트를 이수하고 윷놀이 전문 강사라는 직업인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교육 과정에서 한국창직협회 국내1호 창직 전문가 이정원 회장의 창직 강의가 현재에 이르는 큰 단초가 되었습니다.
Q 은퇴 후 일을 찾을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퇴직과 동시에 직급과 직책은 물론 인적네트워크가 안개처럼 사라졌습니다. 직업인으로 재탄생하려면 융합형 인적네트워크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 전제조건은 상대방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산출물을 칭찬하고 나의 산출물을 나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당장의 결과물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길게 내다보고 꾸준히 실행해야만 비즈니스폼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반복을 거듭하며 축적해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최종 목표는 윷놀이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는 일입니다. 전통 놀이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자 우리에게 ‘먹거리’가 생기는 일입니다. 사단법인을 설립해 윷놀이지도사, 심판 겸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 제도를 만들고 은퇴자들에게 활동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