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바쁘게, 정신은 차분하게
최고의 유산소운동 ‘복싱’
목부터 발끝까지 모든 근육을 사용하는 스포츠인 복싱. 최고의 유산소운동으로 꼽히는 복싱은 체력 강화와 다이어트 효과,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넘어 정신력을 키우는 종목으로 가치를 인정받는다. 어린 아이나 여성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오래 지속할 운동을 찾고 있는 5060에게는 특히 강력 추천.
전성기가 지난 권투선수 록키 발보아(실베스타 스탤론)은 헤비급 세계챔피언 아폴로 크리드에게 도전할 기회를 얻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고리대금 업자의 하수인 노릇을 벗어나 자신의 명예를 바로 세우고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영화 록키(1976)의 줄거리다. 록키를 보고자란 세대에게 복싱은 남성적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었다. 밸트라인 위 상대의 얼굴이나 몸통을 공격하고 방어하는 격투기 중 하나인 복싱은 거칠면서도 정교한 공수가 매력적이다.
복싱의 시작은 BC 4,000년 무렵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의 군대가 무술 훈련의 하나로 복싱을 익히고 BC 3,000년 크레타섬에서는 복싱 경기 장면이 그려진 항아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 후 그리스로 전파되어 제23회 고대올림픽대회 정식 종목으로 체택되었다. 송아지 가죽으로 주먹을 감싸고 야외에서 체급 구분이나 라운드 수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복싱은 경기 규칙을 만들어가며 인기 스포츠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912년 체육 보급을 목적으로 열린 유술 경기 중의 하나로 복싱이 처음 선보였다. 우리나라는 홍수환, 유명우, 김철호, 장정구 등 다수의 세계챔피언을 배출하며 복싱 강대국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복싱의 인기는 다소 주춤하다가 요즘에는 체력 강화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남성뿐 아니라 어린이, 여성에게도 인기가 많은 생활 속 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복싱, 시작해야 할 이유
유·무산소 운동을 고루
복싱은 스트레칭, 뛰기, 웨이트 트레이닝 등 유·무산소 운동을 고르게 한다. 또한 몸의 특정 부위만이 아닌 전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체 균형을 잡아준다. 짧은 시간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신체 기능을 향상시킨다
복싱은 민첩성, 지구력, 근력, 유연성, 손과 눈의 협응 등 우리 몸의 다양한 기능을 요하는 운동이다. 꾸준히 지속한다면 신체 나이를 낮출 수 있고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발산한다
화나는 일이 있거나 고민이 있어도 맘 편히 털어놓을 상대가 없어 속으로 삭히고 마는 악순환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복싱이라는 강렬한 신체 활동은 엔돌핀을 증가시키고 기분 전환에 도움을 준다.
중년의 뱃살을 뺀다
복싱은 분당 소모 칼로리가 819kcal로 달리기 684kcal, 사이클 594kcal보다 월등히 많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신체 활동 부족으로 살이 찌기 쉬운 시기에 복싱은 복부와 허리 등에 쌓인 지방을 빠르게 연소시킨다.
자신감을 되찾는다
자신의 몸이 점차 건강하고 탄탄해지는 변화를 경험하면서 성취감을 얻는다. 나이나 은퇴 등을 이유로 의기소침해 있던 경우라면 자존감을 높이고 어디서나 당당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새로운 인간 관계를 맺는다
복싱 클럽에서 만난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며 새로운 유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복싱이라는 공통의 화제가 있어 친밀해지기 쉽고 자체 워크숍 등에 적극 참여한다면 나이를 뛰어넘는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
기초 체력 향상 트레이닝
유연성은 스트레칭으로 기른다
복싱을 잘하기 위해 유연성, 지구력, 근력, 이미지 트레이닝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 중 유연성은 목, 어깨, 허리, 팔목·발목, 허벅지, 골반, 옆구리 스트레칭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빠르게 걷기나 뛰어서 체온을 올린 다음 실시한다.
지구력은 로드워크와 줄넘기가 필수다
로드워크는 러닝이나 조깅을 뜻한다. 달리면서 다리의 앞뒤좌우 근육을 모두 사용하게 되고 균형을 잡기 위해 저절로 밸런스 연습, 상체 운동의 효과가 나타난다. 평지 외 산길, 모래사장을 달리면 효과는 더 크다.
근력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얻는다
복근 강화를 위해 윗몸 일으키기, 누워서 메디슨 볼을 들고 상체와 발을 들어올려 균형을 잡고 상체를 좌우로 비틀기, 메디슨 볼로 복부를 타격하기 등의 훈련법이 있다. 손목과 팔목은 앉아서 덤벨을 들고 전완부를 허벅지에 고정한 다음 손목으로 덤벨을 들어올리는 리스트 컬이 효과적. 상체는 팔 굽혀펴기, 턱걸이, 하체는 반듯하게 선 다음 뒷꿈치를 들어올리는 켈프 레이즈를 실시한다.
몸에 익혀야 할 기초 자세
스탠스
다리를 어깨 너비만큼 벌리고 45도 정도 비스듬하게 선다. 왼쪽 다리는 45도로 고정하고 오른쪽 다리와 몸통, 머리를 정면으로 돌린다. 턱을 당긴 후 눈은 앞을 주시하고 뒷발의 뒤꿈치를 살짝 든다.
커버링
스탠스를 취한 상태에서 공격과 방어의 목적을 가진 두 손을 사용하는 방법. 오른손잡이 기준 시 왼손은 공격 시 잽을 통해 상대와 거리를 가늠하거나 레프트 스트레이트, 레프트 훅 등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방어 시에는 상대 공격을 미리 차단하거나 왼쪽 어깨와 함께 왼쪽 안면을, 왼쪽 팔꿈치와 함께 왼쪽 복부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오른손은 상대를 강타하는 것이 목적이며 방어할 때는 오른쪽 안면과 복부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손의 역할을 이해한 후 자신에게 최적화된 커버링 위치를 찾도록 한다.
주먹 쥐기
가볍게 주먹을 쥐고 있다가 샌드백이나 상대를 타격하는 순간 체중을 실어 강하게 쥔다. 처음부터 세게 쥐면 핸드 스피드가 떨어진다.
주먹 아닌 발! 풋워크
복싱은 주먹이 아니라 발로 한다는 말이 있다. 풋워크는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이고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스타일과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이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스타일이 있다. 두 가지를 모두 배워 활용한다면 균형을 유지하고 스피드를 내는 데 효과적이다.
실력을 키우는 공격 기술
잽
주먹을 간결하게 뻗는 잽은 모든 공격의 시작이다. 복싱 선수의 경기 중 펀치의 60%를 차지할 정도이다. 잽은 체중을 실어 타격하되 스냅을 이용하고 밀어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공격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고 방어 효과도 있다.
스트레이트
배우기는 쉽지만 완벽하게 구사하기 어려운 공격 기술로 훅보다 약하고 어퍼컷보다는 강하다. 오른쪽 안면을 공격하는 레프트 스트레이트, 오른쪽 몸통을 공격하는 레프트 보디 스트레이트, 왼쪽 안면을 공격하는 라이프 스트레이트, 왼쪽 몸통을 공격하는 라이트 보디 스트레이트로 구분된다.
훅
중장거리에 있는 상대를 공격할 때 사용하며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어렵다. 종류는 스트레이프처럼 레프트 훅, 레프트 보디 훅, 라이트 훅, 라이트 보디 훅으로 구분된다. 밸런스를 잘 조절할 수 있게 되면 무게 중심을 수직수평으로 움직이며 더 강한 파워를 실을 수 있다.
어퍼컷
근접한 상대의 복부나 얼굴을 공격하기 가장 좋은 기술이며 상대의 공격을 피한 후 받아칠 때 효과적이다. 다리와 몸, 허리의 회전력을 이용해야 하는데 팔꿈치 위치에 따라 펀치의 세기가 달라진다. 레프트 어퍼컷, 레프트 보디 어퍼컷, 라이프 어퍼컷, 라이프 보디 어퍼컷으로 구분된다.
공격을 막는 방어 기술
블로킹
두 손을 이용해 안면을 감싸는 듯한 핸드 블로킹, 어깨로 안면과 턱을 보호하는 숄더 블로킹, 팔과 팔꿈치로 몸통 공격을 막는 엘보(암) 블로킹이 있다.
스토핑
상대의 공격이 자신에게 도달하기 전 글러브나 팔의 전완 부위로 저지하는 방법이다.
패링
상대의 공격을 손바닥으로 쳐내어 궤도를 벗어나게 하는 방법으로 인사이드 패링, 아웃사이드 패팅, 크로스 패링으로 나뉜다.
기술 향상 전문 운동
복싱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운동법이 필요하다. 가상의 적을 상상하면서 거울 앞에서 혼자 스파링을 하는 새도우 복싱, 한 손으로만 스파링한다는 식으로 조건을 정하는 매스 복싱, 펀칭 볼이나 샌드백, 스트라이킹 미트 타격 등을 통해 보다 정교하고 정확한 기술을 연마할 수 있다.
복싱할 때 주의점
평소 운동과는 담쌓고 살거나 과체중인 사람이 갑작스럽게 복싱을 시작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복싱은 무릎을 이용해 스텝을 밟기 때문에 허리와 무릎, 발목에 과부하가 걸려 관절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복싱이 재미있다고 급격하게 운동량을 늘리는 경우도 관절에 영향을 주어 연골이 마모되거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손목과 손가락, 어깨 등 전신에 부상을 입는 경우도 생기므로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기초 체력을 키우고 운동량을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복싱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복싱을 6개월 이상 지속한 경우 기본 백글러브로 샌드백을 치면 손목이나 팔꿈치에 무리가 오므로 10oz 이상의 글러브로 교체하는 등 수준에 맞게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복싱에 필요한 장비
글로브
주먹을 보호하는 글로브는 주로 소가죽과 합성 피혁으로 만든다. 무게는 6oz부터 16oz까지이며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무거운 글로브를 사용한다. 손에 밀착이 되는지, 마감 상태는 튼튼한지 확인한다.
헤드기어
외부 충격으로부터 얼굴과 귀 등을 보호하는 역할. T자 헤드기어는 안면이 열려 있는 형태이고 코보호 헤드기어는 코와 안면 전체를 보호해 부상 위험을 줄인다. 사용 후 가죽 클리너로 닦으면 때가 타지 않고 품질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복싱화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 발목 부분이 높은 것이 좋다. 빠른 스텝으로 이루워지는 종목이므로 바닥은 미끄럽지 않아야 하며 발이 밀리지 않도록 착화감이 좋아야 한다. 복싱화는 신발 바닥이 납작해서 쿠션감이 없는 게 특징이다.
붕대
손과 손목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글러브를 끼기 전에 붕대를 감는다. 천 소재 핸드랩은 밸크로로 손목을 단단히 고정할 수 있고 컬러가 다양하다. 단 두껍고 밀도가 높은 천이라 초보자가 샌드백을 칠 때 상처날 수 있다. 시합용으로 거즈형 붕대를 쓴다. 장갑처럼 끼는 젤 핸드랩 타입은 착용이 편해 초보자가 쓰기 좋다.
마우스피스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마우스피스는 두께별로 구분한다. 두꺼울수록 이물감이 크지만 자신의 구강 구조에 맞게 마우스피스를 성형하기 쉽다. 마우스피스를 뜨거운 물에 잠깐 담궈 말랑말랑해지면 윗니에 맞춰 끼우고 꽉 물고 있으면 모양이 잡힌다.
줄넘기
손잡이는 그립감이 좋아야 한다. 굵기 22mm~25mm, 길이 15cm~21cm가 적당하다. 줄은 말리지 않는 것이 좋고 속이 비어 있지 않은 PVC 재질의 통줄이 적당하다. 길이는 한발로 줄의 가운데 부분을 밟고 섰을 때 줄이 자신의 명치 정도에 오는 게 좋다.
MINI INTERVIEW
“스트레스 해소와 체중 감량 효과가 큽니다”
김성락(50세)
평소 자전거 타기와 달리기를 하다가 지난 7월부터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복싱을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오로지 복싱에만 집중하니까 복잡한 생각들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기본 체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에는 꽤 힘이 들었지만 서서히 적응되었고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변화와 효과가 나타났어요. 한달 만에 6kg이 감량되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었고, 자세를 중요시하는 운동이라 기본기를 다지다보니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올바른 자세를 취하려고 의식하게 되었어요. 복싱은 격투기, 싸움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처음 접근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프로그램대로 코치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있는 개인 체력 단련 운동이니까 저처럼 중년을 넘어서는 분들께는 권하고 싶습니다.
전문가 어드바이스
“복싱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즐기세요”
박익준(용인대SM복싱클럽 2관 코치)
복싱은 계속 뛰는 운동이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체력 유지와 강화를 위해 효과적입니다. 운동하는 도중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등 신체와 정신적인 면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복싱 클럽에서는 기본적으로 줄넘기와 자세 연습, 샌드백 연습 외 웨이트 트레이닝도 병행하며 운동 능력과 복싱 실력을 키워갑니다. 요즘에는 실전반, 다이어트반 등 목적에 따라 프로그램을 달리 적용
2 thoughts on “모든 근육을 사용하는 최고의 유산소운동 ‘복싱’”